총성과 갱들의 싸움이 끊이질 않는 무법지대에서 조금 벗어난, 한 교회 목사(천주교 신부) 집에 살고 있는 소녀, '하나 모레노스'. 목사 부부는 고아가 된 하나를 양녀로 받아들이지만 그 집의 하녀나 마찬가지. 모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부부의 딸과 아들한테는 소, 돼지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부부가 하나를 데리고 사는 이유는 하녀 대신으로 쓰기 위해서이고, 또 한 가지는 매달 들어오는 양육비를 가로채기 위해서다.
그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던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 올랑드 박사가 사람의 목소리를 받아적는 기계를 만들었다. 처음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만들었던 기계였지만 언제부턴가 세계에 보급되고 그것을 대출·제공하는 기관도 생겼다. 「고객님이 원하신다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자동 수기 인형 서비스 바이올렛 에버가든입니다.」 이야기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에 금발 벽안을 가진 여자는 무기질의 아름다움 그대로 영롱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